프란치스코 교황 로힝야 난민 만나

방글라데시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로힝야 난민들을 만나 이들의 사연을 듣고 이들을 축복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지난 11월 27일 아시아 순방을 시작한 이후 이날 처음 공개적으로 로힝야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요.


AP통신에 의하면 교황은 12월 1일 방글라데시 남동부 콕스바자르 난민 캠프에서 다카로 온 로힝야 난민 16명을 만나 한 명씩 손을 잡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교황은 이들 중 한 소녀의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했습니다. 또한 이들이 겪은 상처와 세계의 무관심에 대해 용서를 구했다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교황은 이들을 만난 뒤 “오늘날 하느님의 현존은 또한 로힝야라고 불린다. 여러분을 박해하고 상처 준 이들을 대신해 용서를 구한다. 이들을 돕고 올바른 일을 계속하자. 이들의 권리가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자. 우리 마음을 닫지 말고 다른 길을 살펴보자.”고 말하였습니다.


11월 27일 아시아 순방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로힝야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인데요. 교황은 앞서 나흘간 미얀마 방문 기간에는 한 번도 공개적으로 로힝야족을 언급하지 않아 난민과 인권단체들이 아쉬움을 나타냈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첫 연설에서 “국제사회가 대규모 난민 사태를 낳은 정치적 문제를 풀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시급한 인간적 필요에 대응하기 위해 방글라데시에 즉시 물질적 지원을 해야 한다, 난민 캠프에 있는 수많은 형제자매들의 위태로운 상황과 현 상황의 엄중함을 누구도 모를 수 없다. 방글라데시 사회는 미얀마에서 건너온 난민들에게 임시 거처와 생필품을 주는 등 인도주의 손길을 가장 분명하게 뻗어줬다”고 말했었지요.


교황은 이제까지 미얀마에서와 마찬가지로 로힝야라는 단어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불교국가인 미얀마는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을 자신들의 소수민족으로 인정하지 않고 방글라데시에서 온 이민자란 뜻을 담아 벵갈리(벵갈리스)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얀마, 방글라데시 순방 최초로 로힝야를 직접 언급했기에 이슈가 되었던 것입니다. 사실 교황의 로힝야 발언이 정치, 종교적으로 민감할 수 있지요.


난민들은 남성 12명, 여성 4명으로 방글라데시 국경 지대인 콕스 바자르의 난민 캠프에서 교황을 만나기 위해 다카를 찾았다고 하네요. 교황은 이날 로힝야족 난민들을 축성하고 통역사를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했고요. 로이터통신은 난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표정이 침울해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로힝야족은 불교국가인 미얀마 북부 라카인주(州)에 주로 거주하는 이슬람 소수 민족으로 그동안 박해 받았습니다. 8월부터는 미얀마군이 로힝야족 반군 소탕을 명분 삼아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실시하자 62만명이 넘는 로힝야족이 방글라데시로 도피하는 사건이 발생해 국제사회의 우려를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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