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결혼을 안하려는 이유 (남자, 40대)

물론, 일반적인 시각으로 보자면 나는 결혼을 안한 게 아니라 못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해보려고 한 적은 없지만, 최근에 결혼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 적은 있다. 아주 깊게 깊게. 생각을 많이 했지만 결론은 "나는 결혼을 하지 않겠다."에 도달했다. 뭐 경제적인 이유도 있겠지. 크겠지. 많겠지. 절대적이겠지. 그리고 경제적인 문제를 떠나서 이런 질문이 올 수도 있겠지. "누가 너랑 결혼은 한다나?" 뭐, 그런 질문이 올 수도 있겠지만. 일단 결혼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왔다라고 가정해도. 즉, 경제적으로도 결혼 할 수 있는 능력이 되고, 결혼할 사람도 있다고 쳐도. 나는 결혼을 좀 안하고 싶은 쪽으로 많이 기울었다. 거의 안하는 쪽으로 100 중에 90은 기울었다고 할까?

그럼 무슨 이유일까? 책임감이라는 게 무겁게 다가온다. 당장 결혼까지는 어떻게 할 수 있다고 쳐도. 앞으로의 평생을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그동안 40년을 넘게 살면서 나 하나 겨우 겨우 챙겨왔는데(그것도 그리 잘 챙기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40년 정도를 나도 챙김과 동시에(과연 잘 챙길 수 있을까), 아내와 어쩌면 자식까지 챙겨야 한다는 것. 세상은 더욱 살기가 험난해지고 있는데 말이다. 

내가 나를 책임 못질 경우에 좀 쪼달리게 살고 웅크리면 되지만, 이건 혼자의 문제가 아니게 되니까, 그게 참으로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것이지. 그리고 아내와 자식만 있는 게 아닐테고, 장인, 장모 등등 세트로 뭔가가 다가올테고. 그 부담감이 너무나 큰 부담감이라는 것.

이런 부담감과 관련된 이유로 결혼을 안하려고 하는 것이 상당히 크다. 그리고 나는 20살부터 지금 까지 20년을 넘게 혼자 살아왔는데, 누군가와 함께 살아보니, 살 수 있기는 하겠는데, 그래도 확실히 혼자살 때보다는 불편한 점이 많다라는 것. 너무나 당연한 얘기인데. 이게 참 싫다라는 것. 청소를 해도, 설거지를 해도, 밥을 먹어도, 잠을 자고, 일어나도, 영화를 봐도... 내가 하고 싶을 때 하고싶은 강도로 청소를 하고, 내가 하고 싶을 때 설거지를 하고, 내가 먹고 싶을 때 먹고 싶은 메뉴로 밥을 먹고, 내가 자고 싶을 때, 자고 싶은 만큼 잠을자고, 또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영화를 봐도 내가 보고 싶은 걸 보고, 보기 싫을 땐 바로 끄고... 그렇게 살고 싶은데, 누군가와 함께 살면 그런 것들도 아무래도 눈치를 봐야 하거나 제약이 따르니까. 그러니까 결혼은 좀.... 

난 이 2가지 맥락이 결혼을 안하려는 이유, 결혼이 하기 싫은 이유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부분이다. 하루가 24시간이라면 혼자만의 시간을 23시간 정도 가지고 싶고, 누군가를 만나는 시간은 교류하는 시간은 최대 1시간이 적당하다고 보는 나. 일주일을 지낸다면 7일중 6일은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하루 정도는 다른 사람을 잠시 만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나. 그렇기 때문에, 결혼 생활은 이에 상당히 벗어나는 행위라 아무래도 나는 그 길을 선택하지 않을 것 같다. 못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아무튼 맨날 혼자만의 글을 쓰다가,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적으니, 이것도 나름 재미가 있다. 이것도 나름 커뮤니티 활동이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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