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쿠션깔창 하나로 긴 출퇴근이 견딜 만해진 직장인 이야기
내 출근길은 길다.
집에서 회사까지 편도 한 시간 반.
환승 두 번에, 마지막엔 지하철역에서 회사까지 십오 분을 걷는다.
하루에 세 시간을 길 위에서 보내는 셈이다.
그 시간의 대부분을 나는 서 있거나 걷는다.
오전 일곱 시.
첫 지하철은 이미 만원이다.
앉을 자리는 없고, 손잡이를 잡고 서서 가는데 발뒤꿈치부터 피로가 차오른다.
새로 산 운동화인데도 그렇다.
신발은 멀쩡한데 안에 깔린 기본 깔창이 문제였다.
얇은 데다 며칠 신으면 금방 꺼져서, 결국 딱딱한 밑창을 그대로 밟는 기분이 된다.
오전 아홉 시.
회사에 도착할 즈음이면 이미 뒤꿈치통증으로 걸음이 무겁다.
점심시간엔 동료들과 밥 먹으러 걸어가는 것도 슬슬 부담스러웠다.
이런 하루를 몇 달 보내다, 나는 운동화쿠션깔창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냥 두꺼운 깔창이면 되겠지 했는데, 찾다 보니 충격이 가장 많이 쌓이는 뒤꿈치를 전문으로 잡아주는 올위버깔창이 따로 있었다.
긴 시간 걷고 서 있는 나 같은 사람에게 딱이다 싶어서, 검정색으로 한 켤레 들였다.
오후 여섯 시 반, 퇴근.
새 깔창을 넣은 첫날이었다.
프리사이즈라 가위로 내 운동화에 맞게 잘라 넣었고, 밑면에 미끄럼방지가 되어 있어 하루 종일 깔창이 신발 안에서 밀리지 않았다.
디딜 때마다 뒤꿈치에서 충격이 한 번 걸러지는 느낌이 들었다.
나중에 보니 올위버깔창은 뒤꿈치에 줌 볼스프링쿠션이라는 미세폼이 들어가 충격을 흡수하고, 앞꿈치엔 포론이라는 소재가 깔려 있었다.
포론은 미국 로저스라는 회사의 산업용 소재라는데, 하루 세 시간을 밟고 다녀도 꺼지지 않는 이유가 거기 있었다.
밤 여덟 시, 집 앞 지하철역.
평소 같으면 마지막 십오 분 걷는 길이 제일 고역이었는데, 그날은 발이 멀쩡했다.
U자 모양 프레임이 발 아치를 잡아주는지, 걸음 끝이 안정적이었다.
키도 1센티쯤 올라가서, 만원 지하철에서 시야가 살짝 트인 것도 사소하게 좋았다.
이 뒤꿈치깔창을 쓴 지 두 달쯤 됐다.
같은 팀 선배도 다리 붓는 게 줄었다며 따라 샀고, 출퇴근이 비슷하게 긴 후배는 발 냄새 고민이 있었는데 항균에 탈취가 된다는 점을 마음에 들어 했다.
사람마다 좋아진 지점이 조금씩 다른 게 재미있다.
가격도 만원대라 부담이 없었다.
긴 출퇴근은 여전히 길지만, 적어도 그 시간이 발 때문에 더 길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하루 세 시간을 길에서 보내야 하는 직장인이라면,
운동화쿠션깔창부터 한번 바꿔보길 권한다.
신발이 아니라 그 안의 깔창이, 당신의 출퇴근을 견딜 만하게 만들어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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