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단식 일기 서박하 휴머니스트 독서


얼마전에 소비단식 일기라는 책을 읽었다. 저자는 서박하 씨라고 이름이 독특하다. 이 책은 아주 현실적이고 리얼하다. 그래서 잘 읽힌다. 무엇보다 이 책은 공감이 아주 잘되었다. 왜냐하면 내가 이 책을 읽으려도 하던 찰나에 나의 빚도 저자의 빚처럼 1600만원이었고, 이미 과소비를 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많은 글을 적어놓았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대로 나도 실천에 옮기기도 했다. 그리고 그 실천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나도 작가 처럼 1600만원의 빚을 다 갚고, 그 빚을 갚은 내용으로 책을 한 권 써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경우, 이 일 저 일 아주 많이 했었고, 돈도 벌만큼은 벌었다고 생각한다. 어마무시하게 많이 번 것은 아니지만, 그냥 주변의 친구들 버는 만큼은 번 것 같고, 잘 벌 때는 그보다 훨씬 많이 번 것도 같다. 하지만 친구들은 다 집도 사고, 뭐도 사고, 뭐도 하고 다 하고 있는데, 나는 집도 안샀고, 저금도 안했고, 빚만 있는 것이었다. 나이도 작은게 절대 절대 아닌데 말이다. 나이를 밝히자면 43살이다. 그런데 통장에 돈이 정말 너무나도 없는 것이었다. 이 책을 읽을 당시 내 통장에는 29,191원이 있었다.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살면서 아껴쓰면 살아본 적이 없다. 100만원을 벌땐 100만원을 다 썼고, 200만원을 벌 땐 200만원을 다 썼고, 300을 번땐 300을, 500을 벌 땐 500을, 1000을 벌 땐 1000을 썼다. 그 이상도 마찬가지!! 안믿긴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진짜 그랬다. 예를 들면 최근 나는 매출이 최악의 상황으로 떨어진 상태였다. 최근 가계부를 꾸준히 썼던 적이 있는데, 가계부를 쓰기 시작한 114일간의 통계를 내보았다. 그 4개월도 안되는 기간동안 내가 노트북 사는데만 쓴 돈이 8,767,597원이었다. 악취미가 발동한 것이다. 


또한 그 글을 읽기 직전 2달을 봤을 때, (나는 혼자 사는데) 식비로 쓴돈이 직전달이 850,600원, 그 전 달이 607,700원이었다. 돈이라도 잘 벌고 있을 때 이런 것이라면 나도 나 스스로를 이해라도 하겠는데, 위에서 말한 것처럼 지금 나의 경우 최악의 매출 상태이고, 그것이 최장 기간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태였다. 아무튼 이런 상황에서 소비단식 일기라는 책을 읽었고, 소비를 줄이는 것에 대한 동기부여를 제대로 받은 것이다. 아니, 어쩌면 절약에 대한 동기가 충만했던 상태에서 이 책을 읽은 것이고, 그 절약에 대한 결심이 더욱 확정되고 확증되는 시간이었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사실, 나의 경우 소비단식을 하겠다! 라는 결심이 선행되었다기 보다는, 더 이상 소비단식을 미루면 정말로 정말로 파멸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 정해진 운명처럼 느껴졌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돈을 다시 많이 벌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젠 알았다.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도 소비단식을 하지 않으면, 그것은 그 속담 그대로인 것이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 이 말을 나는 믿지 않았다. 아무리 밑 빠진 독이라고 할지라도, 물을 엄청 많이 빨리 부으면 물이 찰 줄 알았고, 차고도 넘칠 줄 알았다. 아무리 구멍이 나도, 계속 더 빨리 빨리 많이 많이 부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 43년의 경험으로 봐서, 밑빠진 독에 물 붓기는 확실히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물을 붓는 속도에 비래해 밑에 난 구명도 더 커지기 때문이다. 구멍이 100일 때 1000을 부으면 되겠지만, 1000을 부으면 구멍은 1100이 된다. 이게 진짜 그렇더라. 그러니 43살 되도록 내 통장에 잔액은 위에서 말한 그 모양이고, 빚은 1600만원이 있고, 사실은 4600만원이 있는 것이다. 물론 그 전에 나는 더 많은 빚이 있었다. 약 2억 정도. 그 2억이라는 빚도 나의 밑 빠진 독 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되었다. 


굉장히 부정적인 글 같지만 사실 굉장히 긍정적인 글이다. 이제라도, 이 사실을 알았으니 말이다. 나의 바닥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는 사실을 이제라도 알았으니 말이다. 그리고 안 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정말 나도 진정으로 소비단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박하 작가 만큼은 아닐지라도 내 인생일대의 최대 소비단식을 하고 있지 않나 싶을 정도이다. 물론, 강제적으로 그렇게 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일단 매일 4캔 만원짜리 마시던 맥주도 끊었고, 하루에 최소 한잔 혹은 2잔 카페에서 사마시던 커피도 끊었다. 나는 매일 2끼를 나가서 먹거나 배달해서 먹거나 아무튼 누군가 다 만들어준 음식(외식)으로 모든 식사를 해결했었다. 정말 100%를! 하지만 이제는 그것도 끊었다. 이젠 반찬가게에서 반찬을 사서 집에서 먹는다. 이렇게 검소하게 살아보는 것은 정말 처음인 것 같다. 


이렇게 나는 뒤늦게 깨달아 간다. 뒤늦게 알아간다. 뒤늦게 배워간다. 또 이 책을 읽기 전에 크게 깨달은 바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라떼효과는 농담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나는 라떼효과가 농담인 줄 알았다. 정말로 라떼 한잔 안사마신다고 해서 인생이 변할까?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변한다라는 게 이제와서의 결론이다. 조금 전에도 언급했지만, 나는 매일 2끼를 사먹었고, 매일 1-2잔의 커피를 카페에서 사마셨고, 매일 맥주 4캔 만원 하는 걸 안주와 함께 사먹었다. 그리고 매월 월세를 냈다. 그렇게 최소 23년을 살았다. 이 돈을 계산해볼텐가???



커피는 하루 한잔만 마셨다고 계산하자. 5000원만 잡자.
밥은 한끼에 9000원만 한다고 계산하자. 하루 18000만 잡자.
월세는 그냥 월 45만원짜리 방에만 살았다고 계산하자. 하루 15000만 잡자. 
맥주는 꼭 4캔 마신 건 아니니 2캔만 잡아 하루 5000원만 계산하자. 안주값은 무시하자.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담배는 안폈다.  

아, 그리고 군대도 2년 갔다 왔으니, 2년은 빼자. 아까 23년이라고 했는데 그냥 20년이라고만 계산하자. 그 외에 사기 당한 돈, 허투루 쓴 돈들은 일단 무시해보자. 
위에 내가 하루에 쓴 돈을 합해보자. 

365일 x 20년 x 43000원 = 313,900,000원이다. 


313,900,000원. 3000만원이 아니다. 3억이다. 다시 계산해봐도 놀랍네. 거기에 사업 좀 잘 될때 사실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고, 집에서나 카페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인데, 직원 2명 뽑고, 사무실 구하고 2년 정도 유지한 기억이 난다. 월급 200만원씩 잡으면 400만원에 보험해서 대충 500만원만 잡고 2년 계산하면? 

120,000,000원 -> 해석하자면 1억 2000만원이다. 

여기에 차사기 당한 거 3,000만원에 절약... 아, 그만하고 싶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말해보면!


커피 안마시고, 술 안마시고, 그냥 나가 살지 말고 집에 살면서, 밥도 집에서 해먹고, 굳이 안 뽑아도 되는 직원 뽑지 말고, 욕심 부리다가 사기 당하지 말고 살았으면 지금 내 통장에 5억은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물론, 그게 딱 그렇게 되는 건 아니다. 아무튼 그냥 좀만 아껴 살았어도 지금 내 통장에 아무리 아무리 못해도 1억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지금 이걸 후회하고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과거 20년을 통해서 배우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의 20년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같은 돈을 번다면 돈이 쌓이기 시작할 것이다. 과거 20년 보다 앞으로 20년 동안 나는 더 많은 돈을 벌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소비는 더 적게 할 것이다. 그러면 희망적이지 않은가? 


내가 만약 20대의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다면, 돈 많이 버는 것을 배우기 전에 돈 아껴 쓰는 것을 배우라고 말하고 싶다. 그것을 먼저 체득한 다음에 돈 많이 버는 것을 배우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니 이 책 소비단식 일기를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20년 전의 나에게 이런 말을 누군가 해줬더라면 "씨알도 안먹혔을 것이다."ㅋㅋㅋ 

사람은 그렇다. 아니 사람이 그런 게 아니라 나는 그렇다. 꼭 겪어봐야 한다. 반드시 겪어봐야 한다. 꼭 당해봐야 안다. 사기도 당해봐야 알고, 속아봐야 알고, 후회해봐야 알고~! 그런데 정말... 이건 몰랐다. 내가 낭비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아무튼 이제라도 알았으니, 나는 아주 아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소비단식 일기를 통해 한 번 더 정리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나는 소비를 줄이는 것에는 나름 노하우가 며칠 만에 생겨버렸다. 나름 잘 실천하고 있다. 


다음 과제는 당연히 수입을 다시 늘리는 것이다. 월 300, 월 400, 월 500, 월 600, 월 1000, 월 2000, 월 3000, 월 4000.... 이렇게 수입을 늘려 나가야 하는 것이다. 아니 저게 끝이 아니다. 월 5000, 월 6000, 월 7000... 이렇게 수입을 늘려 나가야 하는 것이다. 아니 저게 끝이 아니다. 월 8000, 월 9000, 월억!! 


자, 그럼 결론은 나왔다. 이제 소비 줄이기는 며칠만에 성공했으니, (큰 깨달음과 아픔을 겪었지만) 이제 수익을 늘리는 것에 도전하면 될 것이다. 뭐 그게 어렵나??? 이것으로 휴머니스트 출판사 서박하 저자의 책 소비단식 일기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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