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깔창을 알아보다 정착한 왕복 세 시간 통근러의 하루 타임라인
집에서 회사까지 편도 한 시간 반. 왕복이면 하루 세 시간을 길 위에서 보낸다. 지하철 두 번 갈아타고, 환승 통로를 걷고, 회사 앞에서 또 걷는다. 처음엔 허리만 걱정했는데, 정작 골병드는 건 발뒤꿈치였다. 구두 안창이 닳아서 가죽깔창이라도 하나 깔아볼까 알아보던 중이었다. 오늘은 내 하루를 시간대별로 따라가며, 그 사이에 들어온 작은 아이템 하나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오전 일곱 시. 집을 나선다. 역까지 빠른 걸음으로 십 분. 예전엔 이 짧은 거리에서도 뒤꿈치가 묵직하게 울렸다. 단단한 보도블록을 디딜 때마다 충격이 그대로 발뒤꿈치로 올라왔다. 가죽깔창을 검색해봤지만, 후기마다 표면이 미끄러워 발이 안에서 밀리고 쿠션이 거의 없다는 말이 많았다. 멋은 날지 몰라도 내 뒤꿈치 문제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오전 여덟 시 반. 환승역. 긴 통로를 종종걸음으로 가로지른다. 사람에 떠밀려 빨리 걷다 보면 발뒤꿈치에 부담이 확 몰린다. 이 무렵 동료가 가죽깔창 말고 뒤꿈치 전용으로 나온 게 있다며 올위버깔창을 알려줬다. 뒤꿈치 쪽에 줌 볼스프링쿠션이라는 미세한 폼이 들어가 충격을 받아주고, 앞쪽엔 미국 로저스사의 산업용 소재인 포론을 썼다고 했다. 발 안쪽을 받쳐주는 유(U)자형 프레임과 아치 지지 구조까지 들어 있었다. 가죽처럼 미끄럽지 않게 미끄럼방지 처리가 돼 있다는 점도 솔깃했다. 얇은 한 겹인데 받쳐주는 느낌은 분명했다.
처음 발에 맞춰 넣었을 때의 느낌은 또렷했다. 발뒤꿈치가 안정적으로 잡히면서, 디딜 때마다 오던 충격이 부드럽게 흡수됐다. 충격흡수라는 게 이렇게 체감되는 거구나 싶었다. 단단한 도심의 보도를 걸어도 뒤꿈치가 받아내는 부담이 확 줄었다. 가죽처럼 발이 미끄러지지 않으니 걸음도 한결 안정됐다.
오전 아홉 시. 사무실 도착. 예전 같으면 자리에 앉는 순간 발뒤꿈치가 띵했는데, 그 띵함이 한결 옅어졌다. 프리사이즈라 가위로 잘라 내 구두에 맞춘 덕에 이물감도 없었다. 키가 1센티쯤 살짝 올라가는 것도 자세에 도움이 됐다.
오후 여섯 시. 퇴근. 하루 종일 회의실을 오가고 점심 먹으러 나갔다 들어오며 쌓인 피로가 발뒤꿈치에 몰리는 시간이다. 이때 차이가 가장 크다. 예전엔 퇴근길 환승 통로를 절뚝이며 걸었는데, 이제는 평범하게 걷는다. 발이 편하니 집에 돌아가는 길의 기분 자체가 달라졌다.
이 아이템을 매일 챙기는 이유는 명확하다. 발뒤꿈치가 정확히 잡혀서 신발 안에서 발이 놀지 않으니 걸음 자체가 안정된다. 발뒤꿈치통증이 줄어드는 건 물론이고, 충격이 무릎으로 올라가는 것까지 덜어준다. 아침에 구두 고를 때 깔창만 맞춰 넣으면 끝이라 번거로움도 없다. 신발을 바꿔 신어도 깔창은 옮겨 끼우면 그만이다.
후기를 더 보태자면, 나만 효과를 본 게 아니다. 같은 부서 선배도 멋으로 가죽깔창을 깔았다가 미끄럽다고 도로 뺀 사람인데, 외근이 잦아 하루에 만 보 넘게 걷는다. 이 뒤꿈치깔창으로 바꾼 뒤로 저녁에 발 주무르는 일이 줄었다고 했다. 종일 신어도 발 냄새가 덜 난다며 항균과 탈취 기능을 특히 마음에 들어 했다. 또 다른 동기는 신발 안에서 깔창이 밀리는 게 늘 불만이었는데, 미끄럼방지 처리가 돼 있어 하루 종일 제자리를 지킨다고 좋아했다. 가격이 만원대라 부담 없이 권할 수 있었던 것도 한몫했다.
밤 열 시. 하루를 마치고 신발을 벗는다. 예전 같으면 뒤꿈치부터 띵했을 시간인데, 오늘은 한결 가볍다. 긴 통근은 결국 발로 버티는 일이라는 걸, 이 작은 가죽깔창 검색이 데려다준 한 켤레로 배웠다. 발뒤꿈치통증 때문에 출퇴근이 고단했다면, 신발을 바꾸기 전에 안쪽을 먼저 살펴보길 권한다. 오늘도 나는 구두 안에 깔창을 챙겨 넣고, 가벼운 걸음으로 긴 하루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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