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김치 소량 담그는 법 - 배추 한 포기로 부담 없이 담그는 방법
김장은 부담스럽지만 사 먹는 김치는 입에 맞지 않을 때가 있다. 1인 가구나 두세 식구라면 열 포기씩 담글 일도 없고, 담근다고 해도 다 먹기 전에 시어버린다. 그래서 요즘은 배추 한 포기, 많아야 두 포기만 담가 2~3주 안에 먹는 방식이 훨씬 현실적이다. 소량 김치는 절이는 데 몇 시간이면 충분하고, 큰 대야나 김장 매트도 필요 없이 싱크대와 볼 하나로 끝난다. 오늘은 배추 한 포기 기준으로 절임부터 양념, 익히기까지 전 과정을 실패 없이 해내는 방법을 정리해 본다.
1. 준비물과 배추 고르기
배추는 속이 노랗고 묵직한 것을 고른다. 같은 크기라면 손에 들었을 때 묵직한 것이 속이 꽉 찬 배추다. 겉잎이 진한 초록이고 밑동 자른 면이 하얗고 촉촉하면 신선하다. 속을 갈랐을 때 노란 고갱이가 많은 배추가 달고 아삭하다.
2~3킬로그램짜리 한 포기면 4인 가족 2주치가 나온다. 한 포기를 담그면 완성 김치가 대략 1.5킬로그램 정도 나온다. 김치통 하나에 딱 들어가는 양이라 냉장고 자리 부담도 적다. 처음이라면 무조건 한 포기로 시작하는 편이 좋다.
큰 볼 두 개와 채반이면 도구는 끝난다. 김장 대야가 없어도 지름 30센티미터 정도의 큰 볼 두 개, 채반 하나, 위생장갑만 있으면 된다. 절임은 김치 봉투나 두꺼운 비닐봉지 안에서 해도 훨씬 편하다.
재료 계량을 미리 적어두면 실수가 없다. 배추 한 포기 기준으로 굵은소금 반 컵, 물 1.5리터, 고춧가루 1컵, 멸치액젓 4큰술, 새우젓 2큰술, 다진 마늘 2큰술, 다진 생강 반 작은술, 설탕 1큰술, 무 4분의 1개, 쪽파 한 줌이 기본이다. 이 비율만 지키면 양을 두 배로 늘려도 그대로 통한다.
2. 배추 절이기
밑동에 칼집을 넣고 손으로 쪼갠다. 배추 밑동 쪽에만 4분의 1 깊이로 칼집을 넣고 손으로 벌려 쪼개면 잎이 부서지지 않는다. 칼로 끝까지 자르면 속잎이 잘게 잘려 지저분해진다. 한 포기는 4등분이 적당하다.
소금물에 먼저 담갔다가 소금을 덧뿌린다. 물 1.5리터에 굵은소금 4분의 1컵을 녹여 배추를 적신 뒤, 남은 소금을 두꺼운 흰 줄기 부분에만 켜켜이 뿌린다. 잎사귀는 얇아 금방 절여지므로 소금이 거의 필요 없다. 이 두 단계 방식이 겉만 짜고 속은 덜 절여지는 실수를 막아준다.
두세 시간 절이고 한 시간마다 뒤집는다. 실온에서 두세 시간이면 한 포기는 충분히 절여진다. 한 시간마다 위아래를 바꿔주면 고르게 절여진다. 여름에는 시간을 조금 줄이고 서늘한 겨울에는 조금 늘린다.
흰 줄기를 구부려 확인한다. 가장 두꺼운 흰 줄기를 반으로 접었을 때 부러지지 않고 부드럽게 휘면 다 절여진 것이다. 뚝 부러지면 더 절여야 하고, 물처럼 축 늘어지면 이미 지나쳤다.
찬물에 세 번 헹구고 물기를 완전히 뺀다. 절인 배추는 찬물에 세 번 정도 헹궈 겉소금과 이물질을 씻어낸다. 그 뒤 자른 면이 아래로 가도록 채반에 세워 최소 30분에서 한 시간 물기를 뺀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김치가 싱겁고 물러진다.
3. 김치 양념 만들기
찹쌀풀을 끓여 완전히 식힌다. 물 1컵에 찹쌀가루 1큰술을 풀어 약불에서 저어가며 끓이면 묽은 풀이 된다. 반드시 손으로 만졌을 때 차가울 정도로 식혀야 한다. 뜨거운 상태로 넣으면 배추가 익어 물러진다. 찹쌀가루가 없으면 밥 두 숟갈을 물과 함께 갈아 써도 된다.
고춧가루를 먼저 불린다. 식힌 찹쌀풀에 고춧가루 1컵을 넣고 10분간 두면 색이 곱게 우러난다. 이 과정을 거치면 양념이 겉돌지 않고 배추에 착 달라붙는다. 매운맛을 줄이고 싶으면 고운 고춧가루와 굵은 고춧가루를 반씩 섞는다.
젓갈과 마늘, 생강으로 감칠맛을 낸다. 멸치액젓 4큰술과 잘게 다진 새우젓 2큰술을 넣고, 다진 마늘 2큰술과 다진 생강 반 작은술을 더한다. 생강은 조금만 넣어야 하며 많으면 쓴맛이 돈다. 액젓이 짠 편이면 3큰술로 줄이고 마지막에 간을 보며 조절한다.
무채와 배즙으로 시원한 맛을 더한다. 무 4분의 1개를 가늘게 채 썰어 고춧가루에 먼저 버무려 붉게 물들인 뒤 양념에 섞는다. 배 4분의 1개를 갈아 넣으면 설탕 없이도 자연스러운 단맛과 시원함이 생긴다. 양파를 갈아 넣어도 비슷한 효과가 난다.
쪽파와 미나리는 마지막에 가볍게 섞는다. 쪽파 한 줌을 4센티미터로 썰어 마지막에 넣는다. 미리 넣고 오래 주무르면 풋내가 나고 숨이 죽는다.
양념 간은 조금 짜다 싶게 맞춘다. 완성된 양념을 맛봤을 때 딱 좋으면 김치로 완성됐을 때는 싱겁다. 배추의 수분이 나오면서 희석되기 때문에 양념만 먹었을 때 살짝 짜다 싶은 정도가 알맞다.
4. 버무리고 담기
겉잎부터 한 장씩 양념을 바른다. 절인 배추를 손에 들고 바깥 잎부터 한 장씩 들추며 양념을 얇게 펴 바른다. 잎 전체에 두껍게 바를 필요는 없고 흰 줄기 쪽에 조금 더 얹는 정도면 충분하다. 양념을 아끼지 말되 잎사귀 끝까지 두껍게 바르면 짜진다.
속잎은 양념을 아주 조금만 바른다. 노란 속잎은 얇고 부드러워 양념이 조금만 있어도 충분히 배어든다. 여기에 많이 바르면 며칠 뒤 짜서 먹기 힘들어진다.
겉잎으로 감싸 통에 담는다. 양념을 다 바른 뒤 가장 바깥의 큰 잎으로 나머지를 감싸 돌돌 만다. 그러면 양념이 흘러나오지 않고 모양이 유지된다. 김치통에 자른 면이 위로 오게 차곡차곡 넣고 손으로 눌러 공기를 뺀다.
양념 볼을 물로 헹궈 부어준다. 볼에 남은 양념에 물 반 컵과 소금 약간을 넣고 흔들어 김치 위에 붓는다. 이 국물이 김치를 덮어 마르는 것을 막고 발효를 돕는다.
우거지를 위에 덮는다. 절일 때 떼어낸 겉잎 한두 장을 김치 위에 덮으면 공기와 닿는 면이 줄어 표면이 마르거나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막는다. 위생 비닐을 한 장 덮어도 같은 효과가 난다.
5. 익히기와 보관
실온에서 하루만 두고 냉장한다. 20도 안팎에서 하루면 발효가 시작된다. 여름에는 반나절, 겨울에는 하루 반 정도로 조절한다. 통 안에서 기포가 올라오고 새콤한 향이 나면 냉장고로 옮길 때다.
냉장 후 일주일쯤부터 맛이 든다. 김치냉장고가 있다면 김치 모드에, 없다면 일반 냉장고 가장 안쪽에 둔다. 소량 김치는 일주일이면 먹기 좋게 익고 3주 정도가 절정이다.
꺼낼 때는 전용 집게를 쓴다. 다른 음식을 집었던 젓가락을 넣으면 잡균이 들어가 표면에 흰 막이 생기고 군내가 난다. 김치 전용 집게나 깨끗한 젓가락만 사용한다.
신 김치는 요리로 돌린다. 3주가 넘어 시어지면 김치찌개, 김치전, 김치볶음밥으로 쓰면 오히려 맛이 좋다. 소량으로 담그는 가장 큰 장점이 이 사이클을 짧게 돌릴 수 있다는 점이다.
기억할 점과 주의사항
- 소금은 흰 줄기 부분에만 집중해서 뿌려야 고르게 절여진다.
- 절임 확인은 흰 줄기를 반으로 접어 부드럽게 휘는지로 판단한다.
- 헹군 뒤에는 최소 30분 이상 물기를 빼야 김치가 싱거워지지 않는다.
- 찹쌀풀은 반드시 완전히 식혀서 넣는다. 뜨거우면 배추가 익는다.
- 양념 간은 살짝 짜다 싶게 맞춰야 완성 후 알맞다.
- 실온 숙성은 하루를 넘기지 않고 바로 냉장으로 옮긴다.
- 표면에 검거나 푸른 곰팡이가 생겼다면 도려내지 말고 전체를 버린다.
마무리
소량 김치의 장점은 실패해도 부담이 적고, 다음번에 바로 고쳐볼 수 있다는 점이다. 배추 한 포기면 절임은 세 시간, 양념은 20분, 버무리기는 15분이면 끝난다. 흰 줄기에 소금을 집중해서 뿌리고, 물기를 확실히 빼고, 양념은 짜다 싶게 맞추는 세 가지만 지켜도 사 먹는 김치보다 훨씬 개운한 맛이 난다. 3주 안에 다 먹고 다시 담그는 사이클을 만들면 늘 갓 익은 김치를 먹을 수 있다. 오늘 마트에서 묵직한 배추 한 포기를 골라, 오후에 절이기부터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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